[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저출생과 지방 소멸의 그늘이 한국 사회를 짙게 드리우는 시대에 충남 아산은 다른 도시와는 전혀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 40만 인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과 주거, 교통이 하나의 동선처럼 연결되는 도시 구조 속에서 청년과 가족, 외국인 근로자가 동시에 정착의 이유를 발견한 것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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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아산의 인구 증가를 가능하게 한 핵심은 ‘일자리–주거–삶’이라는 기본적 도시 조건을 충실하게 갖추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현대자동차로 이어지는 대규모 산업단지는 안정적이고 기술 중심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배방과 탕정에 조성된 주거단지는 청년과 젊은 가족이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며, 수도권과 맞닿은 교통망은 일과 생활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는 일상의 리듬을 만들어냈다.
출생아 수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삶이 지속 가능한 도시’로 인식되기 시작했음을 말해준다. 신혼부부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 청년내일카드를 통한 일자리 연계, 생애주기별 육아 지원 정책, 외국인 가정 자녀 보육료 지원 등은 정책이 일상의 피부감각으로 닿을 때 비로소 인구 변화라는 형태로 응답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저출생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아산의 합계출산율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흐름은 도시 정책의 방향성과 시민의 삶이 실제로 조우하는 순간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생생하게 증명한다.
아산의 성장세는 다른 지방 도시들의 현실과 대비된다. 많은 지자체는 일자리 부족, 청년층 이탈, 주거 여건 미비, 교육·문화 인프라의 한계로 인해 인구 감소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 기반이 견고하지 않은 지역은 이주 수요 자체를 만들어내기 어렵고, 젊은 층이 머무를 이유를 찾아내기 힘든 구조 속에서 ‘도시의 미래’라는 질문은 자주 답을 잃는다. 반면 아산은 산업과 주거, 교육, 교통, 문화가 독립적 요소가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유의미한 흐름은 외국인 인구에서도 발견된다. 최근 3년간 30% 이상 늘어 4만 명을 넘어선 외국인 인구는 아산이 내·외국인 모두에게 정주성을 제공하는 도시임을 보여준다. 든든한 산업 인프라가 안정적 고용 환경을 만들고, 주거·보육·교육 지원이 뒤따르면서 아산은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살아가는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증가가 지역의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도시 정체성도 점차 글로벌 공동체로 확장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인구 증가는 정체된 순간 다시 꺾일 위험을 품고 있는 민감한 지표이기도 하다. 장기적으로 아산이 지속 가능한 도시로 남기 위해서는 산업 구조의 고도화와 미래 일자리 창출, 교육·문화 생태계의 확장, 공공 보육의 강화, 청년·가족 정책의 지속적 보완, 다문화 포용 정책의 체계화 등이 필수적이다. 성장의 기세만으로는 미래를 보장받지 못하기에 지금의 상승선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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