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에게 예배는 생명줄이 될 수도, 혹은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성경은 반복해서 “과부와 고아를 돌보라”고 말하지만, 팬데믹 이후 교회의 예배당이 다시 채워지는 가운데에도 유독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이들이 있다. 바로 남편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들이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가 전한 최근 바나(Barna) 연구에 따르면, 매주 교회에 참석한다고 답한 싱글맘은 4명 중 1명에 불과해 여성 응답자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런 결과는 “교회는 과연 공동체 안의 취약한 이들을 성경이 요구한 방식대로 돌보고 있는가?”라는 불편한 질문을 남긴다.
2019년 두 아들을 위탁보호·입양한 조이 반 홀스틴(Joie Van Holstein)은 싱글맘이 된 후 교회를 가기가 급격히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집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너무 큰일이었고, 싱글맘이 되고 나서 세상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지 않은 것 같이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반 홀스틴과 같은 여성들에게 어려움은 단순한 일정 조율이나 교통 문제 같은 현실적 문제에서 시작된다. 혼자 아이들을 예배에 데려가는 일은 만만치 않다.
여기에 정서적 부담까지 더해진다. 많은 이들이 ‘남편이 있는 가족’이 기본값인 교회 분위기 속에서 평가받는 듯하거나, 동정받거나, 혹은 아예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 것처럼 느낀다고 말한다.
반 홀스틴은 출석이 뜸하다는 친구의 지적에 마음을 다잡았다. 아이들이 시골 교회의 예배 시간 내내 부산하게 움직였지만, 매주 출석을 결심했다. 그녀는 “아이들이 너무 정신없어서 처음에는 아무것도 배울 수가 없었지만, 어느 순간 조금씩 즐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싱글맘 6년 차인 그녀는 이런 삶에 어느 정도 적응되었지만, 교회가 유아 돌봄에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 홀스틴은 “‘도움이 필요하면 알려달라’라고 말하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내가 짐이 된 것 같아서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게 된다”고 말했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는 싱글맘이 반 홀스틴처럼 끈기 있게 교회에 가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에는 약 2,300만 명의 아이들이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다. 대부분은 교회에 다니지 않는 싱글맘 가정이다. 전문가들은 다수의 교회가 좋은 의도로 시작해도 여전히 이들에게 다가가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계 회복 사역 ‘언커먼 밸러(Uncommon Valor)’의 설립자 미셸 돈넬리(Michelle Donnelly)는 “이 여성들 중 상당수는 큰 트라우마를 경험했다. 이들은 도움을 요청하거나 받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해도 참여하고 싶어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특강이나 단발성 프로그램을 제공한 뒤 기존 사역 안에 자연스럽게 흡수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행사 중심’ 접근법은 종종 싱글맘들을 사각지대에 놓게 만든다.
싱글맘 사역 ‘더 라이프 오브 어 싱글 맘(The Life of a Single Mom)’을 운영하며 전국 2,000여 교회와 협력하고 있는 제니퍼 매기(Jennifer Maggie)도 이에 동의했다. 한때 푸드 스탬프에 의존하던 19세 싱글맘이었던 그녀는 “사역을 막 시작했을 때, 목회자들에게 ‘한 부모 가정을 더 모이게 장려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라고 설명해야했다. 당시엔 그런 시선이 팽배했다”고 말했다.
매기는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진정한 과제는 ‘지속성’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싱글맘을 위한 일회성 행사보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매주 성경공부나 멘토링 같은 장기 사역을 만든 교회가 결국 이 여성들을 제자화하고 공동체로 연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 따르면, 싱글맘 범주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 이혼한 여성, 미망인, 십 대 엄마, 손주를 키우는 조부모, 반 홀스틴처럼 위탁·입양 부모 등 다양한 형태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많은 교회에서 ‘가정 사역’은 여전히 전통적 핵가족 중심이다. 설교는 부부의 역할과 양육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고, 소그룹 역시 ‘젊은 부부’, ‘싱글’, 대학 입학 등으로 자녀가 독립한 ‘빈둥지 부부’ 식으로 구성된다. 싱글맘은 어느 그룹에도 속하지 못한 채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 돈넬리는 “삶의 상황으로 사람을 묶어두는 방식은 고립감을 키우고 역량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플로리다 오칼라에 사는 네 아이의 엄마 에스더 바스케스(Esther Vazquez)는 “아이들은 교회를 좋아한다. 나도 하나님 때문에 교회를 가는 것이지 사람들 때문은 아니다. 싱글맘으로서 공동체를 찾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교회들은 종종 의류 지원, 초청 강연, 어머니날 브런치 등과 같은 연례 행사를 마련하지만, 이런 활동이 실질적인 소속감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돈넬리는 “제가 경험한 최고의 모임은 여러 세대가 함께 모인 모임이었다. 다양한 연령과 삶의 단계, 경험이 한데 모일 때 치유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런 환경이 드문 데는 이유가 있다. 교인 중 19%만이 “교회에 세대 간 상호작용 기회가 있다”고 답했다. 나머지는 여전히 연령, 혼인 여부, 삶의 단계로 구분된 채 머문다. 이혼이나 별거로 인해 싱글맘이 된 경우, 교회 안의 암묵적 낙인이 소외감을 더 깊게 만든다.
기독교 작가이자 이혼한 경험이 있는 크리스틴 필드(Christine Moriarty Field)는 다수의 이혼 여성이 “말없이 이뤄지는 평가들로 인해 교회 안에서 이등 구성원처럼 느끼며, 사랑받고 환영받기보다 소외감과 거절을 경험을 한다”고 말했다.
오리건에서 네 아이를 키우던 싱글맘이었고 지금은 재혼한 사라 클레버링가(Sarah Cleveringa)도 상처와 위로를 모두 경험했다고 말한다. 그녀는 “사람들은 늘 ‘당신이 가정을 깨뜨린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내가 결혼 생활을 망가뜨린 당사자가 아니라는 말을 미리 해야 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가벼운 소문도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며 “사람들은 나의 이야기를 알 권리가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가 소외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19세에 싱글맘이 된 케일리 트릴러 함스(Karley Triller Harms)는 교회에서 평생 잊지 못할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교회는 제 아이들을 사랑해 주고, 기도로 나를 감싸주었다. 두 명의 여성은 나의 멘토가 되어 매주 중보기도를 함께했다. 남성들은 학대하던 전 남편과의 양육권 변경신청에 동행해 줬다. 내 인생에서 그렇게 사랑받고 지지 받았던 때는 없었다”고 말했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는 일련의 흔치 않은 사례는 교회가 싱글맘을 ‘관리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관계를 맺어야 할 사람’으로 볼 때 어떤 일이 가능한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돈넬리는 다수의 싱글맘이 사람들의 판단을 두려워하지만, “사실은 바로 옆에 진심으로 돕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 홀스틴 또한 이에 동의했다. 그녀는 “결혼한 엄마들이나 부부들이 나를 환영하지 않을 거라고 가정하는 걸 멈추자, 좋은 공동체를 발견했다. 친구도 생기고, 내 태도가 바뀌었다. 한결 쉬워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교회의 본질은 삶의 단계나 상황이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 앉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의 가족으로 교제하는 것과 자신을 ‘프로젝트’가 아닌 ‘신앙의 자매’로 바라봐 주는 공동체가 교회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싱글맘 가정은 앞으로도 미국 사회에서 계속 커져갈 것으로 보인다. 교회는 이를 부담으로 볼 것이 아니라 복음적 사랑을 실천할 기회로 봐야 한다. 돈넬리는 “여성들이 공동체 안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찾도록 돕는 것은 매우 치유적이고 회복력이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는 “과부와 고아를 돌보라는 성경의 부름이 그저 이론에 그쳐서는 안된다. 이것은 실용적이고, 관계적이며, 때로는 불편하기도 하다. 이를 실천하는 교회는 유아부 지원, 식사 나눔, 혹은 그저 외롭게 느끼는 여성 곁에 꾸준히 앉아주는 일로 사랑을 보여줄 수 있다.
싱글맘을 ‘문제’가 아닌 ‘섬겨야 할 이웃’으로 바라보는 교회는 야고보가 말한 ‘정결한 경건(약 1:27)’을 실천하는 공동체가 될 것이다. 이는 싱글맘을 교회로 다시 이끌 뿐 아니라, 교회 전체에 그리스도의 마음을 드러내는 길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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