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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즌 11승 달성하고 포효하는 안세영. 연합뉴스 제공 |
‘세계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안세영(삼성생명) 선수가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2위인 왕즈이(중국)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2-1(21-13, 18-21, 21-10)의 접전 끝에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두 선수는 무려 1시간 36분 동안 치열하게 승부를 겨뤘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 선수는 올 시즌 11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는 남녀를 통틀어 한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으로, 세계 배드민턴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결과다. 2019년 일본의 모모타 겐토에 이어, 단일 시즌 11회 우승을 달성한 역대 두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안세영 선수의 활약은 단순히 우승의 숫자에만 그치지 않았다. ‘왕중왕전’이라 불리는 월드투어 파이널스를 비롯해, 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 등 슈퍼 1000 시리즈 3개 대회와 인도오픈, 일본오픈 등 슈퍼 750 시리즈 6개 대회, 그리고 슈퍼 300 대회까지 주요 무대에서 차례로 정상에 올랐다. 여기에 단식 선수로는 역대 최고인 94.8%라는 놀라운 시즌 승률을 기록하며, 총 77경기 중 단 4패만을 내주는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줬다.
상금 기록에서도 새 역사를 썼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24만 달러(약 3억 원)의 상금을 추가했고, 올 시즌 누적 상금은 100만3,175달러(약 13억 원)에 달했다. 이로써 배드민턴 선수로서 시즌 상금 100만 달러 돌파라는 사상 첫 대기록을 달성했다.
결승전은 세계랭킹 1위 안세영과 2위 왕즈이, 두 선수의 자존심이 걸린 명승부였다. 1게임 초반 4-8로 밀리던 안세영 선수는 연속 8득점으로 흐름을 단숨에 바꾸며 주도권을 잡았다. 2게임에서는 왕즈이의 맹렬한 반격에 1-1 동점 이후 역전을 허용했고, 경기 도중 두 선수가 셔틀콕을 74번이나 주고받는 긴 랠리도 펼쳐졌다. 해당 랠리 이후 안세영 선수는 코트에 누워 한동안 숨을 고를 만큼 체력의 한계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2게임은 내주었다.
하지만 마지막 3게임에서 안세영 선수의 투지와 집중력은 다시 한 번 빛났다. 8-6 상황에서 7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점수 차를 크게 벌렸고, 왼쪽 햄스트링 근육통으로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홈 관중 앞의 왕즈이를 꺾었다. 경기 종료 후 안세영 선수는 관중을 향해 양손 검지로 ‘11승’을 자축했고, 환한 미소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 우승으로 안세영 선수는 왕즈이 선수와의 상대 전적에서 16승 4패라는 분명한 우위를 이어가게 됐다. 특히 올해 여덟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며 두 선수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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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여자 단식 제패한 안세영. 연합뉴스 제공 |
한편 여자 복식 결승에서는 이소희-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 조가 일본의 후쿠시마 유키-마쓰모토 마유 조를 세트스코어 2-0(21-17, 21-11)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 여자 복식조는 이 대회에서 2연패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혼합 복식의 김동문-나경민 조 이후 26년 만에 한국 선수로서 두 번째 왕중왕전 2연패 달성이다.
결승전에서는 69분에 걸친 치열한 대결이 이어졌고, 한 포인트에서는 156번이나 셔틀콕이 오가는 장기 랠리도 나왔다. 이소희-백하나 조는 1게임 17-17 동점 상황에서 4연속 득점으로 승기를 잡았고, 2게임에서도 12-10 이후 8연속 득점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경기가 끝나자 이소희 선수가 먼저 손짓을 했고, 백하나 선수가 라켓을 든 채 이소희 선수의 등에 올라타며 우승의 순간을 특별한 세리머니로 함께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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