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냉해 때문” 양상추 대란, 2주 만에 가격 두 배 훌쩍

우도헌 기자 우도헌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9 09: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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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이상 기후가 다시 한 번 식탁을 흐트러뜨리고 있다. 올가을 폭염과 고습, 이어진 급격한 기온 하락은 양상추의 생육을 철저히 흔들어 놓으며 생산량을 급감시켰고, 순식간에 공급난을 초래했다. 농산물 가격은 온도와 습도의 민감한 진동에 따라 움직이지만 올해처럼 단기간에 100% 넘게 뛰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로 양상추 도매가격은 2주 만에 두 배가 넘게 오르며 1kg 기준 5,188원이라는 비정상적 고점을 찍었다.

 

사진=연합뉴스

양상추가 흔들리면 가장 먼저 흔들리는 산업은 햄버거와 샌드위치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프랜차이즈 외식업계다. 롯데리아는 이미 일부 메뉴에서 양상추와 양배추를 섞어 제공하며 공급난을 완화하려 하고, 써브웨이는 샐러드류 판매를 일시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버거킹과 맥도날드, 맘스터치 등도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며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양상추 한 장이 샌드위치 구성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것이 빠졌을 때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소비자 경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긴장감은 재료 부족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난해 역시 폭염과 장기 고온의 영향으로 양상추는 물론 토마토까지 연쇄적으로 공급난을 겪었다. 맥도날드는 아예 토마토 제공을 잠정 중단했고, 롯데리아와 써브웨이는 토핑 제공량을 줄이거나 메뉴 구성을 조정해야 했다. 이상 기후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시대에 신선 채소류는 변화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기후 민감계층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프랜차이즈 업계가 추진 중인 해결책은 여러 갈래로 나뉜다. 우선 대체 채소의 활용이다. 양배추나 다른 잎채소를 혼합해 기존의 식감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는 당장 소비자 불편을 줄이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다. 수입 물량 확대와 다변화 조달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상추는 해외 조달이 비교적 용이한 품목이지만 올해는 국외에서도 기후 변수가 이어지며 조달이 매끄럽지 않은 만큼 국가 간 공급망을 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기후 변화에 적응한 재배기술과 스마트팜 기반의 시설 원예 확대가 요구된다. 기후의 변덕 속에서도 안정적 생산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양상추 대란은 기후 위기가 어떻게 일상의 가장 기본적인 영역까지 파고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햄버거 속 채소 한 겹이 사라지는 일은 작아 보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식문화와 산업, 농업 시스템이 직면한 거대한 균열의 그림자가 겹쳐 있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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