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용 불구속 기소… 수사심의위 권고 불수용

강성연 기자 강성연 기자 / 기사승인 : 2020-09-02 05: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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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1일 오후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1일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재판에 넘기지 말라고 권고했지만, 검찰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의 최종 책임자이자 수혜자라며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기소 된 이후 3년 6개월 만에 새로운 법정 다툼을 시작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날 이 부회장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지성(69)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64)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등 삼성 관계자 10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들에 대한 공소장은 133쪽에 달한다.

 

2018년 11월 20일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지 1년 9개월 만이다.

 

검찰은 우선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치밀하게 계획됐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도 단계마다 중요 보고를 받고 승인했다고 보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기 위해 ▲ 거짓 정보 유포 ▲ 중요 정보 은폐 ▲ 허위 호재 공표 ▲ 주요 주주 매수 ▲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 자사주 집중 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 각종 부정 거래를 일삼았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삼성물산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고, 물산 투자자들은 주주가치의 증대 기회를 상실하는 손해를 봤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학계의 의견을 반영해 이 부분에 업무상 배임 혐의를 새로 적용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빠졌던 부분이다. 검찰은 삼성물산 이사들을 배임 행위의 주체로, 이 부회장은 지시자 또는 공모자로 판단했다.'

 

검찰은 수사의 출발점이 된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사기 의혹 역시 고의적 '분식회계'로 판단하고 이 부회장 등에게 주식회사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삼성바이오는 당초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가 2015년 합병 이후 1조8천억원의 부채로 잡으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4조5천억원 상당의 자산을 과다 계상했다.

 

검찰은 이런 식으로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삼성바이오로서는 자본 잠식 위기를 피하고, 나아가 불공정 합병 논란을 잠재웠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김종중 전 사장과 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에게는 위증 혐의도 뒀다. 이들은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합병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 없다', '미전실은 합병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삼성은 '최소 비용에 의한 승계와 지배력 강화'라는 총수의 사익을 위해 미전실 지시로 합병을 실행하고 투자자의 이익은 무시하고 기망했다"며 "이는 명백한 배임 행위이자 자본시장법의 입법 취지를 몰각한 조직적인 자본시장질서 교란행위로서 중대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를 따르지 않은 데 대해선 "사안이 중대하고 객관적 증거가 명백한 데다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으로서 사법적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수사의 최종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 간 이견은 없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공소 유지는 수사에 참여한 김영철 의정부지검 형사4부장이 중앙지검 특별공판2팀장으로 자리를 옮겨 책임진다. 대전지검 형사3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이복현 부장검사도 재판에 관여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국민의 뜻에 어긋나고,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법부의 합리적 판단마저 무시한 기소"라며 반발했다.

 

변호인단은 "삼성물산 합병은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뤄진 합법적 경영활동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선 법원도 회계기준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이 증거에 기반하지 않고 일방적 주장만으로 기소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수사는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기보다 처음부터 삼성그룹과 이재용 기소를 목표로 정해놓고 진행한 것"이라며 "납득할 수 없고 안타깝기까지 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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