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이란, '동결 자산' 합의 두고 '동상이몽'

최진승 선임기자 최진승 선임기자 / 기사승인 : 2021-02-23 14: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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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게티이미지.

 

[아시아뉴스 = 최진승 선임기자] 지난달 이란이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를 나포하면서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금융자산 조치에 관심이 쏠이는 가운데 이후 협의를 진행해 온 양측의 발표가 엇갈려 이목이 쏠린다.

 

22일(현지시간) 이란 정부는 온라인 성명서를 통해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가 유정현 이란 주재 한국대사를 만나 한국 내 동결자금의 이전과 사용 방안 등을 논의했으며 모든 초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란 국영 통신 IRNA는 "한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회동에서 유정현 대사가 한국 정부는 한국에 있는 이란의 모든 자산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고 이와 관련해 아무런 한계나 제약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 헴마티 총재는 "이란 정부는 한국의 접근 방식 변화를 환영한다"며 "이란 중앙은행은 한국의 은행들이 지난 몇 년 간 이란과의 협력을 거부한 데 대해 보상을 요구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협의'를 전제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란의 자금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의 절차가 남아 있다는 것인데 모든 조치에 합의했다는 이란 측의 발표와 차이가 있는 대목이다.

 

같은 날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그간 이란과 동결 자금을 이전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해 온건 맞다"며 "이전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의 세부 사항까지 합의했다는 의미이며 이런 기본 방향을 가지고 미국과 협의를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현재 미국측과의 협의에서 특별한 상황 변경이 있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의 이 같은 반응은 한국 금융사에 묶여 있는 이란의 자금 조치 문제가 결국 한국과 이란 양국의 합의 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우회적 변론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측에 따르면 양국은 동결 자금 해소를 위한 스위스형 인도적 교역채널(SHTA)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세부 협의를 진행해 온것으로 알려진다. 스위스형 교역 채널은 국내은행에 동결된 돈을 스위스은행으로 보낸뒤 스위스에서 약품이나 식량 등을 구매해 이란에 수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조차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국이 합의한 SHTA 방안 등도 동결 자금 이양을 위한 절차와 방식중 하나일뿐 미국과 이란이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동의 없이는 진행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번 발표가 이란 정부가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불러 들이기 위한 조치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정세에 밝은 국제외교 전문가는 "이란 측의 발표는 한국 정부의 금융 제재가 자발적 결정이 아니었다는 점을 모를리 없는 이란이 "양국이 모든 조치에 합의 했다"는 식의 공식 입장을 통해 금융 제재 해소를 미국과의 다각적인 외교 협상카드로 쓸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이란은 지난 2010년부터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 명의 원화 계좌로 교역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19년 9월 미국이 대이란 제재 일환으로 이란중앙은행 거래를 통제하면서 국내 은행에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약 70억달러(한화 약 7조8천억원)가 묶여 있는 상태다.


최진승 기자 jschoi@asia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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