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파업 첫 주말 '매진 또 매진'…수험생 표구하기 전쟁

박민규 기자 / 기사승인 : 2019-11-23 14: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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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등 예매하고도 출발 시간 변경 우려해 1시간 전에 역 도착

 

열차 운행 스케줄 확인하는 시민들
철도파업 나흘째인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매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조정된 열차 운행 스케줄을 확인하고 있다. 2019.11.23[연합]
전국 주요 역에서는 열차 감축 운행으로 '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졌다.

특히 전국 많은 대학에서 이날 면접시험과 논술시험이 치러지면서 수험생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다만 파업 소식이 알려져 열차표를 구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고속버스 등을 이용하면서 큰 혼란은 없었다.

한국철도에 따르면 이날 KTX는 평시 330대에서 224대로 줄어 운행률이 68.9%로 떨어졌다. 평소보다 100대 이상 감축 운행하는 셈이다.

새마을호는 74대에서 44대(58.3%), 무궁화호는 284대에서 178대(62.5%), 화물열차는 172대에서 58대(31%), 광역전철은 1천902대에서 1천560대(82%)로 감축 운행한다.

부산과 광주 등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KTX 승차권은 이날 오전 일찌감치 매진됐다.

이 때문에 부산역과 광주 송정역 등 지방 주요 역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수도권 대학 논술 등을 위해 서울행 KTX를 타려는 수험생들의 불안과 불편이 이어졌다.

수험생과 가족들은 예매한 열차의 운행이 취소될 경우에 대비해 일찌감치 역에 도착해 정상 운행을 기원했다.

부산역에서 만난 한 수험생은 "어렵게 표를 구했는데 열차 운행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출발 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나왔다"라며 "열차가 정상 출발하는지 계속 체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열차표를 구하지 못한 승객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인근 고속버스 터미널로 급하게 이동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또 혹시나 취소되는 표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무인 승차권 발매기 앞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강원과 호남지역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표소 주변에서 휴대전화로 코레일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취소되는 표가 없는지 확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대전역 관계자는 "대입 수시 논술이 이어지는 내일(24일) 열차 운행에 대한 수험생 가족들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서울역은 많은 시민이 열차 대신 고속버스를 선택하면서 큰 혼란은 없었다.

면접을 위해 천안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오전 6시25분 첫차를 탔다는 김모(18)군은 "철도 파업 사실을 미리 알고 있어서 열차 예매에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전국 주요 역 발권 창구에는 종일 수십명이 길게 줄을 섰다.

대체 인력 명찰을 단 코레일 관계자들이 승객들을 자동발권기로 안내했지만, 노령층 등 이용객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일부 이용객들은 발권 창구 앞에서 불평을 털어놓기도 했다.

역사 전광판에는 '파업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중지된다'는 내용이 공지됐고, 같은 내용의 안내도 수시로 방송됐다.

이모(44) 씨는 "갑작스럽게 서울에 갈 일이 생겨 혹시나 하고 부산역에 나와봤다"며 "열차 운행이 줄었고, 주말이어서 표 구하기가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화물 운송도 차질을 빚고 있다.

수도권 물류 허브인 경기 의왕컨테이너기지(의왕ICD) 화물 운송량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노조가 파업을 일찍 경고한 탓에 화주들이 미리 물량을 조절했고, 급한 물량은 육송으로 수송하는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해 운송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날 의왕ICD가 처리한 물량은 평소의 절반 정도 수준에 불과했다.

의왕ICD는 하루 평균 1천200TEU(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가량을 수송한다.

화물 열차 운행 횟수도 평소 70회에서 30여회로 대폭 줄었다.'


오봉역 관계자는 "오봉역을 출발하는 열차와 도착하는 열차는 평소 70회로, 파업 이후 30회 정도로 줄었다"며 "토요일은 원래 평일보다 운행 횟수가 적은 데 감축 운행은 30회 정도로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공장이 몰려있는 충북지역도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시멘트 공장은 전체 물류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40~50%에 달한다.

하지만 시멘트 운송에 필요한 열차가 파업 기간에는 평시 대비 31%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시멘트 업체들은 군포, 수색, 광운대역 등 수도권 철도기지창에 마련된 저장소(silo)에 최대한의 재고를 비축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또 한국철도와 협의해 시급한 물류는 운행 중인 열차에 우선 배정하고 있다.

당장 파업에 따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파업이 장기화해 저장소의 재고 물량이 바닥나면 전국 각지의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열차 운송 비율이 평상시보다 절반가량 줄었다"며 "대체 수단이 육상 운송뿐인데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커 여러 면에서 연쇄적인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토로했다.

(한종구 권선미 전창해 김도윤 김동철 이영주 김동민 형민우 배연호 손현규 이강일 오수희 기자)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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