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진화가 인류를 신과 종교의 세계로 이끌었다"

유제린 기자 / 기사승인 : 2019-11-28 17: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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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인류와 종교 기원 밝힌 '뇌의 진화, 신의 출현'

과학 문명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생명 복제가 더이상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실에도 종교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다.

세계의 많은 종교와 신화는 하느님 또는 신들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가르친다. 대다수 사람들도 신과 종교의 존재를 믿는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9명은 종교 유무와 관계없이 신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도대체 신과 종교는 언제 어떻게 생겨났을까?

 

▲ 인간의 뇌. [연합뉴스]

 

미국의 정신의학자인 E. 풀러 토리는 최신 신경과학 연구를 통해 얻은 통찰력으로 명쾌하게 대답한다. 신은 인간의 뇌에서 생겨났으며 종교적 믿음은 뇌 진화의 부산물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정신의학자인 E. 풀러 토리는 최신 신경과학 연구를 통해 얻은 통찰력으로 명쾌하게 대답한다. 신은 인간의 뇌에서 생겨났으며 종교적 믿음은 뇌 진화의 부산물이라는 것이다.

"호모사피엔스의 진화가 우리를 신들과 공식 종교들로 이끌어온 여정은 참으로 비범하다. 우리 뇌는 진화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고 기록할 수 있고 그것이 우리 삶에 띠는 함의를 생각할 수 있게 진화했다."
저자는 약 200만 년 전의 호모하빌리스에서 시작해 호모에렉투스, 옛 호모사피엔스, 초기 호모사피엔스, 그리고 현생 호모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초기 인류의 뇌가 진화하면서 그에 따라 인지 및 행동의 변화가 발생하고 결국 신이 출현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이를 위해 초기 인류 뇌의 해부학적 증거는 물론 고고학과 인류학, 심리학 증거를 씨줄과 날줄로 촘촘히 엮었다.

인류는 200만 년 전 호모하빌리스의 뇌가 커지면서 더 영리해졌고, 180만 년 전 호모에렉투스는 자아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 20만 년 전, 옛 호모사피엔스에 속하는 네안데르탈 종은 타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한 인식, 즉 마음이론을 획득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자기 성찰 능력을 획득한 것은 약 10만 년 전으로 그 주인공은 초기 호모사피엔스였다. 다시 약 4만 년 전, 현생 호모사피엔스는 과거 경험을 활용해 미래를 계획하면서 시간선상의 앞뒤로 자신을 투사하는 능력인 자전적 기억을 발달시켰다.

이 같은 인지 능력의 획득은 농경 혁명과 폭발적 인구 증가로 이어졌고, 그러면서 몇몇 중요한 조상들이 신으로 간주되기 시작한다. 이후 규모가 커진 공동체 안에서 정치 지도자들이 신의 유용성을 깨달으면서 신에 대한 믿음은 체계적 종교가 됐고, 정치와 종교는 서로를 뒷받침하며 문명을 조직하게 된다.

토리 박사는 뇌의 해부학적 변화가 신의 출현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뒷받침하는 여러 과학적 증거들을 하나하나 제시한다. 초기 인류의 두개골 연구, 고고학 유물 연구, 인간과 영장류의 사후 뇌 연구, 살아 있는 인간과 영장류의 뇌 영상 연구, 아동 발달 연구들을 밀도 있게 결합·분석해 초기 인류의 뇌 진화와 인지 발달 과정을 추적한 것이다.

뇌와 종교에 관한 토리 박사의 연구는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인지혁명론과도 궤를 같이한다. 유발 하라리는 변방의 유인원이었던 호모사피엔스가 세상을 지배하게 된 요인 중 하나로 인지혁명을 꼽으며 이 혁명의 핵심은 바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능력'이라고 설파한 바 있다.

토리 박사는 책의 머리말에서 "소년 시절부터 나는 하느님을 찾아 헤맸다"며 "인류학과 대학원에 다닐 때 전혀 닮지 않은 문화들에서 놀랄 만큼 비슷한 신들을 발견했다. 정신과 의사로서 뇌를 공부했고, 신이 뇌의 어디에 거주하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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