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운 세입자…전세없어 반전세로, 임대료·집값 안정도 '아직'

김효림 기자 김효림 기자 / 기사승인 : 2020-08-16 18:53:47
  • -
  • +
  • 인쇄

▲ 연합뉴스 제공.

 

정부와 여당이 잇달아 내놓은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곧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을'(乙)의 입장에서 집을 알아보는 임차인들의 불안과 답답함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새 임대차법 시행 초기 전세가 품귀를 빚고 보증금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임차인들은 보증금 마련에 진땀을 빼고 있고,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반전세나 월세 계약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금 집을 안 사면 영원히 못 살 것'이라는 조급한 마음에 '패닉 바잉'(공황 구매)에 나서는 30∼40대가 여전히 목격되고, 매수세가 붙으며 중저가·중소형 아파트값도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 12월 결혼을 앞둔 이모(34) 씨는 신혼집을 구하려 지난달부터 서울 마포구 일대의 전세 아파트를 알아보다가 조건에 맞는 전세를 구하지 못해 매달 60만원을 내는 보증부 월세로 계약서를 썼다.

이씨는 "내가 운이 없는 건지, 전셋집을 보러 가는 주말마다 정말 같은 집 전셋값이 수천만원씩 계속 올라 약이 오를 지경이었다"며 "지금 계약한 집도 원래 전세였는데 집주인이 임대차법 통과 후 반전세로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새 출발하는 입장에서 매달 월세로 '생돈'을 내야 해 부담스럽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았으면 신혼집 마련도 어려웠을 것 같다"며 "전셋값이 하도 올라 아예 집을 사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집값은 더 뛰고 있어서 내가 감당할 수준이 안돼 포기했다"고 말했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는 품귀를 빚고 있다.

총 9천510가구로 서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현재 전세로 나온 물건이 10여개에 불과하다.

6천864가구에 달하는 같은 구 신천동 파크리오는 순수 전세는 찾아보기 힘들고, 반전세로 불리는 보증부 월세만 몇 건 나와 있다. 파크리오는 이달 들어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11건의 임대차 계약 중 7건이 반전세였다.

마포구 H 공인 대표는 "원래도 전세가 귀했는데, 임대차법 개정 직전부터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크게 올리거나 월세로 돌리고 있다"며 "이제 비싼 전세 아니면 반전세가 대세"라고 말했다.

전세 계약 기간이 길게는 4년으로 늘어나고 계약갱신 시 보증금 인상률을 5%로 제한하는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전문가들의 우려대로 집주인들이 미리 보증금을 올리고,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저작권자ⓒ 아시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효림 기자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주요기사

+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정치

+

종교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