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분열… 文대통령, 다윗왕의 지혜 발휘해야

김영욱 편집국 이사 / 기사승인 : 2019-10-08 09: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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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찬반집회’ 첫 입장 표명… “대립의 골에 정치 매몰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근 표출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다”며 “의견 표현과 경청하는 시간을 가진 만큼 이제 절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싸고 진영 간 세대결 양상으로 치러진 서울 광화문·서초동 집회와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 개개인의 의견 표출이 도가 지나쳐 보혁대립 양상으로 비치는 데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특히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아지는 국민의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 못지않게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 모두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조 장관 수호와 검찰 개혁을 부르짖는 서초동 집회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대의 정치가 민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때 국민들이 직접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의 행위로서 긍정적 측면이 많다는 것이다. 반면 모든 정치가 거기에 매몰되거나 대립의 골로 빠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갈리고 조국 수호와 반대 진영으로 나뉘어 세 대결 경쟁을 벌여 온 만큼, 문 대통령이 고심 끝에 제시한 ‘절차에 따른 해법’을 잘 따져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곧바로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국민의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못지않게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며 “국회가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 검찰 개혁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선후가 틀렸다. 

 

조국 문제를 ‘사태’로 몰고 온 대통령 자신의 책임이나 국민통합 의무를 외면한 채 지지층 결집을 염두에 둔 듯 한 의도가 더 짙게 와 닿아서다. 특히 문 정부가 금과옥조로 내세운 평등·공정·정의의 가치가 조국 문제로 훼손된 데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진보 진영과 핵심 지지층에게만 초점을 맞춘 행보를 해왔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취임 후 최저인 44.4%를 찍었다. 얼마 전 한국갤럽 조사에서 40% 선이 위협받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7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을 조사(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 ±2.2%포인트)한 결과 전주보다 2.9%포인트 내린 44.4%를 기록했다. 종전 최저치 44.9%를 갈아치웠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하는 것은 국정 성과는 고사하고 악재(惡材)들이 쏟아진 탓이다. 조 장관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이해할 수 없는 비호와 그에 따른 여야, 진보·보수 간 대립 격화, 문 대통령 취임 후 사상 최대를 기록한 보수 진영의 광화문 집회,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수출 하락과 같은 경제 위기 등이 지지율을 끌어내렸다. 

 

임기 반환점을 돌지도 않은 마당에 대통령 지지율이 마지노선인 40%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문제는 숫자보다 문 정부의 촛불 민심을 지탱해 온 중도무당층의 이탈이 추세적으로 확연하다는 점이다. 마침 민주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대표는 여의도 정치 복원을 위한 ‘정치협상회의’를 열기로 합의했고, 3당 원내대표는 사법개혁특위에 계류된 검찰개혁 법안을 조속히 논의키로 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발언이 더 아쉽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므로 잘 받들고 섬기겠습니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종식시키고 바꾸겠습니다.” 2년 전 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대한민국 국민 앞에 했던 약속이다.

 

문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 다윗의 지혜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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