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표권 분쟁 '막대과자' 빼빼로···결과는

김영상 기자 김영상 기자 / 기사승인 : 2021-02-15 14: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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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대과자계의 라이벌 에자키 글리코의 '포키'(우)와 롯데제과의 '빼빼로' 각사 이미지/ 이미지= 아시아뉴스 편집부.

 

[아시아뉴스 = 김영상 기자] 제품의 내용물을 보면 '원조'가 헛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본 제과업체 에자키 글리코(Ezaki Glico)의 포키(Pocky)와 롯데제과의 빼빼로(Pepero)도 그렇다. 이 둘은 초콜릿을 입힌 막대과자계의 오랜 라이벌이다. 알맹이만 놓고 보면 왠만한 소비자는 구별해 내기 쉽지 않다. 그런 탓에 두 회사의 상표권 분쟁은 오랜 시간 어어온 자존심 대결로 여겨져 왔다. 

 

최근 두 회사가 미국 시장을 무대로 벌여온 상표권 분쟁 소송이 6년만에 일단락 됐다. 지난달 26일 미국 제3연방순회 항소법원은 일본 에자키 글리코 사가 롯데상사 미주법인과 롯데제과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 소송에서 롯데 측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 측은 판결문에서 "포키의 제품 외형이 기능적이기 때문에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로 보호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지적재산인 '트레이드 드레스'는 색채와 크기, 모양 등 상품이나 서비스의 고유한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 복합적인 무형 요소를 뜻한다. 디자인(Design)과 상표(Trade Mark) 등에 방점을 두고 따지는 기존의 지적재산과 다르게 제품 또는 상품의 장식에 주안을 두는 개념이다. 여성의 몸매와 유사한 잘록한 허리 모양의 병처럼 코카콜라 만의 독특한 특징이 그것이다.

 

전체적인 외관 디자인을 보고 특정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다면 그 디자인은 특허로 볼 수 있다는 게 트레이드 드레스의 골자다. 이런 측면으로 볼 때 해당 법원은 소비자들이 초콜릿을 입힌 막대과자를 볼 때 에자키 글리코의 포키 과자임을 쉽게 떠올 릴 만큼의 변별력을 가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연의 이렇다. 지난 2015년 7월 두툼한 초콜릿을 입힌 막대과자가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자 글리코 사는 뉴저지 연방 지법에 경쟁사의 '빼빼로'가 자사의 ‘포키’를 표절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에자키 글리코는 롯데제과보다 먼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상태였기 때문에 '포키'의 승리를 예상하는 견해가 많았다.

 

지난 1978년 '포키' 판매를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에자키 글리코는 포키 막대과자 제품의 몇가지 외형(product configuration)을 미국 특허상표청에 트레이드 드레스로 등록했다. 각각 1989년 2월과 2002년 9월에 등록한 '초콜릿을 입힌 막대 과자'와 '아몬드 조각이 섞인 초콜릿이나 크림을 부분적으로 입힌 막대 비스킷' 상품 등이다.

 

반면 롯데제과 '빼빼로'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건 2000년이었다. 1983년에 한국에서 먼저 출시한 '빼빼로'를 미국으로 수출한 것인데, 당시 에자키 글리코는 미국에 등록된 자사의 트레이드 드레스 지적재산권을 근거로 롯데제과 측에 미국 내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경고장을 에 여러 차례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제과는 에자키 글리코 사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빼빼로'의 미국 수출과 판매를 강행했고 이후 에자키 글리코 측도 2015년 롯데제과를 상대로 뉴저지 연방지방법원 공식적인 소송을 걸기 전까지 약 20여년 기간 동안 미국 시장내 '빼빼로' 제재에 대한 별도의 법적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상표권 분쟁은 2015년 7월 결국 법정으로 넘어갔고 4년 뒤인 2019년 7월 뉴저지 연방지방법원은 판결문을 총해 "에자키 글리코 사의 '포키'의 제품 외형이 기능적이기 때문에 트레이드 드레스로 보호될 수 없고, 따라서 롯데제과의 '빼빼로'가 트레이드 드레스를 침해 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후 원고인 에자키 글리코가 판결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고 제3순회항소법원은 지난해 10월 또 다시 피고 롯데제과의 승소를 인정하며 하급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로써 롯데제과는 지난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리하면서 제품 표절의 의혹에서는 벗어난 상태다. 

 

이로써 롯데제과 측은 미국 내 '빼빼로' 판매 전면 중단 및 거액의 손해배상 책임 위기를 넘기게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여유를 부릴 상황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해당 법원이 트레이드 드레스의 기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유용성 측면에서 폭넓게 규정한데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다툼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내 한 소송 전문 변호사는 "이번 판결과 반대로 유용한 디자인일지라도 상표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들도 다수 존재한다는 점으로 볼 때 에자키 글리코 측이 빠른 시일내에 연방대법원에 상고허가신청(petition for writ of certiorari)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내 소송에서 항소법원의 민사 판결에 불복할 경우 판결 등록일(the date of entry of judgment)로부터 90일 이내에 상고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미국 시장내 초콜릿을 입힌 막대과자의 소송전은 롯데제과 측의 승리로 일단락 됐지만 향후 에자키 글리코 측의 상고가 이러질 경우 지적재산권을 둔 양사의 갈등은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상 기자 kysang@asia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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